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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 뉴 어벤져스, 손 럭스 OST, 흥행 성적

by eru0218 2026. 7. 31.


마블 영화 <썬더볼츠>는 기존 히어로 영화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팀의 탄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뉴어벤져스로 자리 잡는 과정부터 손 럭스의 실험적인 OST가 만들어낸 독특한 분위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흥행 성적과 관객 반응까지 살펴본다. 직접 영화를 본 경험을 바탕으로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 작품의 매력과 시간이 지나며 재평가될 가능성까지 함께 이야기한다.

<썬더볼츠> 뉴어벤져스: 상처 입은 이들이 하나의 팀이 되기까지

마블 영화에서 새로운 팀이 만들어진다고 하면 각자의 능력을 활용해 강력한 시너지를 보여주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영화 <썬더볼츠>의 뉴어벤져스는 처음부터 이런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CIA 국장 발렌티나의 계획으로 모인 옐레나 벨로바, 윈터 솔져, 레드 가디언, 존 워커, 고스트, 태스크마스터는 서로 다른 목적과 성격을 가진 인물들이다. 서로를 신뢰하지도 못하고 협력에도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는 팀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충돌한다.

<썬더볼츠>에서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단순히 강한 캐릭터를 모으는 방식이 아니다. 임무를 수행하면서 각자가 감춰왔던 과거와 상처를 마주하고, 서로의 약한 부분을 알게 되면서 관계가 달라진다. 특히 밥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인물이지만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보이드(Void)에 잠식될 수 있다는 불안정성을 지닌 캐릭터다. 보이드는 통제되지 않을 경우 주변까지 위협할 수 있는 파괴적인 힘으로 묘사되는데, 이 설정이 단순한 초능력자의 약점보다 인간적인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 부분이 <썬더볼츠>를 다른 마블 팀업 영화와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봤다. 처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영화를 볼수록 그 어색함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사람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는 관계를 만드는 경우는 드물고, 서로의 부족함을 알아가면서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무너졌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강한 힘을 가지고도 자신의 내면을 감당하지 못하는 밥의 모습이 특히 오래 기억에 남았다. 강하다는 것이 반드시 단단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의 결말에서 이들이 스스로를 뉴어벤져스라고 부르는 장면은 앞에서 쌓아온 이야기를 완성한다. 제목 뒤에 붙은 별표(*) 역시 이 새로운 팀을 암시하는 장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별표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엔딩까지 보고 나니 새로운 어벤져스의 탄생을 알리는 표시처럼 보였다. <썬더볼츠>의 뉴어벤져스는 완벽한 영웅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 아니라 각자의 상처와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완성된 팀이다. 나는 이런 불완전한 영웅들의 모습이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화려한 전투보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손 럭스 OST: 웅장함 대신 인물의 내면을 채운 실험적 사운드

마블 영화의 음악을 떠올리면 강렬한 히어로 테마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썬더볼츠>의 OST는 이런 익숙한 공식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음악을 맡은 손 럭스(Son Lux)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음악으로도 알려진 인디 음악 그룹이다. 전통적인 악기 구성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자음, 불규칙한 리듬, 여백과 침묵을 활용하는 실험적인 사운드가 특징이다.

이 작품의 음악이 인상적인 이유는 화면을 압도하기보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파고든다는 데 있다. 액션 장면에서 관객의 흥분을 끌어올리는 방식보다는 불안, 혼란, 공허함 같은 감정을 소리로 전달한다. 특히 밥과 보이드를 둘러싼 장면에서는 불안정한 음향이 캐릭터의 심리와 맞물리면서 대사가 많지 않아도 상황의 무게가 전해진다. 사운드트랙은 2025년 4월 30일 정식 발매됐으며, 영화를 다시 본 뒤 음악만 따로 들어보면 장면에서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감정이 새롭게 느껴진다.

나에게 더욱 특별했던 경험은 영화를 본 며칠 뒤 OST를 다시 찾아들었을 때였다. 특정 곡이 흘러나오자 영화 속 장면보다 오래전에 경험했던 한순간이 먼저 떠올랐다. 예전에 낯선 도시의 호텔방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있었던 기억이었다. 특별히 슬픈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주변의 소리가 멀어진 듯한 묘한 공허함이 있었다. 손 럭스의 음악을 듣는 순간 그때의 공기와 풍경이 선명하게 떠올라 나도 조금 놀랐다.

그 경험 이후 이 음악을 단순한 배경음으로 바라보기 어려워졌다. 일반적인 영화 음악은 장면의 감정을 관객에게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하지만, 이번 사운드는 감정을 하나로 규정하지 않는다. 불안한 것 같으면서도 차분하고, 비어 있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집중하게 만든다. 그래서 듣는 사람마다 자신의 기억이나 감정을 다른 방식으로 겹쳐볼 수 있다고 느꼈다.

나는 손 럭스의 음악이 이번 작품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처음 극장에서 들었을 때는 마블 영화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들었을 때는 오히려 그 낯섦이 가장 큰 매력으로 남았다. 웅장한 음악으로 영웅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대신 인물의 불안한 내면과 관객의 기억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 OST는 기존 마블 영화 음악과 확실히 다른 인상을 남겼다.

흥행 성적: 기대에 못 미친 숫자, 시간이 지나야 보이는 작품의 가치

<썬더볼츠>의 흥행 성적은 왜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까? 북미에서 4천 개가 넘는 극장에 개봉했지만 첫날 매출은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블랙 위도우>보다 낮았다. 마블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생각하면 아쉬운 출발이다. 존 워커, 고스트, 태스크마스터처럼 MCU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중심에 섰지만, 기존 어벤져스 멤버처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캐릭터는 아니었다는 점이 초반 관객 유입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흥행 부진의 배경에는 다른 요인도 있다. 직전 마블 작품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남아 있었고, 평행 우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확장된 멀티버스 사가에 대한 피로감도 무시하기 어렵다. MCU 작품을 꾸준히 챙겨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영화를 굳이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낮은 첫날 성적만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실제 관객 반응은 흥행 지표와 조금 달랐다. 미국 관객 만족도를 보여주는 시네마스코어에서 A-를 받았고, 제작비 약 1억 8천만 달러에 비해 전 세계에서 3억 8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흥행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관객에게 철저히 외면받은 작품으로 보기도 어렵다. 흥행 규모와 관람 후 만족도를 함께 살펴봐야 이 영화에 대한 평가를 좀 더 균형 있게 내릴 수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흥행 성적을 보고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그런데 직접 영화를 감상하고 나니 숫자와 내가 느낀 재미 사이에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극장을 나올 당시에는 무난한 마블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면과 캐릭터의 선택이 다시 떠올랐다. 특히 모든 갈등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통쾌한 결말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어서 오히려 기억에 남았다. 현실에서 어떤 문제든 단번에 해결되는 경우가 드문 것처럼, 이 작품도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을 바라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나는 <썬더볼츠>의 흥행 성적을 작품 전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후속 MCU 작품에서 이 인물들의 비중이 커지거나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다시 조명될 가능성도 있다. 당시 극장 관객을 얼마나 끌어모았는지는 중요한 기록이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도 기억되는 작품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 영화를 직접 본 뒤에는 흥행 순위보다 내가 얼마나 오래 생각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숫자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아까운 영화라는 생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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